<출처 - 교보문고>

"드리밍 인 코드"는 회사의 같은 층에 도서관이 열렸다는 소식을 듣고 올라갔다가 제목에 이끌려 고른 책입니다. 제목만 보면 코드를 아름답게(?) 짜는 기법 또는 코드로 멋진 프로그램을 만드는 것을 꿈꾸는 것에 관한 내용일 것 같은데... 실제는 "챈들러"라는 개인 일정 관리 프로그램의 일대기(?)입니다. 아니, 이 책이 완료될 당시에는 1.0.0 버전이 릴리즈되지 않았으니 일대기라기 보다는 개발기라고 하는게 더 맞겠군요. ^^;;;

이 책에는 챈들러 프로젝트의 탄생 스토리부터 개발 과정에서 겪는 수많은 난관(일정 수립, 개발 방향의 부재와 잦은 변경, 골치아픈 버그와 지연된 릴리즈 등등)이 적나라하게 적혀있습니다. 특히 릴리즈가 상당히 지연되고 개발 방향이 계속 바뀌는 부분은 수장의 관리 능력 부족으로 생각될수도 있는데, 이러한 부분도 별다른 여과없이 들어있더군요(미치 케이퍼는 대인배...). ^^;;;;

이 책을 보면서 제가 느낀 한 가지는 "아무리 똑똑한 사람도 소프트웨어 개발은 별 수 없구나" 하는 것입니다. 똑똑한 사람도 별 수 없다고 생각한 이유는... 책을 보면 아시겠지만 챈들러 프로젝트에 참여한 사람들이 로터스 1-2-3을 개발하고, 마이크로 소프트에서 개발하고, 넷스케이프 브라우저를 개발하는 등등 아주 쟁쟁한 스타 개발자들이 모였기 때문입니다. 이런 일당 백의 사람들로 이루어진 팀이지만 역시나 프로젝트가 산으로 가는 건... 쿨럭..;;; 어디나 마찬가지더군요. ㅠㅠ

그리고 다른 한 가지는 "오픈 소스 프로젝트란 굉장히 매력적인 거구나"하는 것입니다. 이 책을 보면 지구 반대편에서 챈들러 프로젝트를 진행하는 사람도 나오고, 버그 리포트와 함께 패치 코드를 보낸 유저도 나옵니다. 혼자서 개인 프로젝트를 진행하거나 주변 사람들과 프로젝트를 진행하는 저의 입장에서는 얼굴을 모르는 누군가의 지원(?)이 상당히 인상적이었습니다. 자신에게 별다른 이득이 없지만, 프로젝트에 도움을 주고 싶은 마음 하나로 코드를 읽고 패치를 보내다니... 어흑... 감동의 물결이 밀려오더군요. ㅠㅠ

책을 덮고나니 그동안 정신없이 사느라 무미 건조했던 머리에 비가 온듯한 느낌을 받았습니다. ^^ 앞으로 어떻게 해야 할지에 대한 방향도 조금은 잡은 것 같구요. 혹시 자신이 진행하는 프로젝트가 항상 잘못된 방향으로 가는 것에 대해 회의를 느끼거나, 다른 프로젝트는 어떻게 진행되는지 궁금하다면 일독하시길 권합니다. ^^)-b

ps) 똑똑한 사람들은 뭔가 다른 것이 있을지도 모른다는 기대감으로 이 책을 본다면 상당히 실망하실테니, 그런 기대는 일찌감치 접고 소설처럼 보는게 좋을 듯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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