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에 회사에 갓 입사하신 분을 만났습니다. 그분의 고민도 들어줄 겸해서 말이지요. ^^;;; 사실 제가 누구를 만나서 좋은 말을 해줄 수 있는 사람이 아니기 때문에 조금 망설였는데요, 예전에 제가 했던 고민과 같은 고민을 하고 계시더군요. ㅠㅠ 그래서 혹시 도움이 될까해서 저녁에 잠시 만나 고기 한 점하며 이런 저런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그분의 고민은 개발하는 게 좋은데 입사한 선배들이 이야기를 들어보면 다들 개발보다는 영어 공부를 하라고 하니 어떻게 하면 좋겠냐는 거였습니다. 사실 저도 입사하기 전에 선배들한테 이런 저런 이야기를 많이 들었는데요, 그중에 가장 많이 들었던게 "영어 공부"였습니다. 물론, 그분들이 개발을 그리 즐기지 않기 때문에 그런 것도 있겠지만, 사실은 회사에 입사해서 필요한 스킬 중에 한 가지가 영어였기 때문입니다. ^^;;;

사람의 능력은 한계가 있기 때문에 두마리 토끼를 다 잡기는 어렵지요. 그래서 "선택과 집중"을 해야하는데 제가 택한 방법은 "개발"에 집중하면서 주로 영어로된 자료나 사이트에서 정보를 얻는 겁니다. 요즘은 실력있는 분들이 블로그나 다른 웹사이트 형태로 지식을 많이 정리해두어 한글로 된 자료를 찾기가 쉬워졌는데요, 제가 OS를 만들던 2002년만 해도 그렇지 않았거든요. ^^;;;

뭐 하나 만들려면 외국 웹사이트를 죄다 뒤져서 하드웨어 관련 스펙을 찾아 진행해야 했으니 말이죠. 처음에는 영어로 된 자료를 읽기가 쉽지 않았는데 자꾸 읽다보니 어느새 익숙해지더라구요(물론 그렇다고 술술 읽을 수 있는 건 아닙니다. ㅠㅠ 사전이 필수라는... OTL).

"개발"도 하고 "영어 공부"도 하고... 나름대로 괜찮은 방법 아닌가요? ㅎㅎ 이 때문인지 저는 지금까지 근무하면서 영어로 된 스펙을 읽어 업무를 처리한다거나 같이 협업을 하는데 큰 어려움이 없었습니다. 그리고 하고 싶은 개발에 시간을 계속 투자할 수 있었기 때문에 64비트 멀티코어 OS 원리와 구조도 출간할 수 있었구요. ^^

<64비트 멀티코어 OS 원리와 구조>


그분께 제가 드렸던, 그리고 드리고 싶었던 메시지는 이거였습니다. 또한, 같은 고민을 하시는 분께 드리고 싶은 메시지이기도 합니다.

개발을 포기하지는 마세요. 하나만 선택해야하고 다른 것은 포기해야 한다는 법은 없습니다. 조금만 생각하면 원하는 일을 하시면서 다른 일도 같이할 수 있는 방법이 있습니다. 인생은 하고 싶은 일만 하고 살기에도 짧습니다. 꾸준이 개발하시고 즐거움을 찾으시다보면 곧 다른 길이 열릴 겁니다.

이 글과 일맥상통하는 제 글이 있기에 링크를 걸어봅니다. 저는 지금도 여전히 하고 싶은 일을 하면서 살고 있습니다 - 1편, 저는 지금도 여전히 하고 싶은 일을 하면서 살고 있습니다 - 2편

그럼 여러분 모두 건승하시기 바랍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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