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에 존경하는 선배님 중 한 분인 김기오님을 만났습니다. 현재는 독일에 계시는데 우연히 연락이 닿아 제 책(64비트 멀티코어)도 전달해드릴 겸해서 카페에서 뵈었는데요, 대화 내용은 엄청 무거웠지만 어릴 적 동경하던 분을 만나 너무 감격스러웠습니다. ㅠㅠ 제가 소싯적에 어셈러브(www.asmlove.co.kr) 사이트와 이클립스 IDE를 오가면서 부트로더를 구현했는데, 이 때부터 기오님 팬이 되었던 것 같습니다. 당시에 시스템 프로그래머라면 어셈러브를 모르는 사람이 없었다는 소문이...

벌써 15년이라는 시간이 흘렀지만, 여전히 커널 프로그래밍을 하고 계신 기오님을 뵙고 나니 저도 꾸준히 시스템 프로그래머의 길을 가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사실 마흔을 바라보는 나이가 되니 지인들이 하나, 둘씩 매니저 테크트리로 옮겨타고 있어서 혼자 외톨이가 된 것 같은 느낌을 받을 때가 가끔 있었거든요. 저는 꿈 많은 중년(?!)이라 시스템 프로그래머로 죽는 게 꿈인데, 주변 분위기가 분위기인지라… 그런데 이제는 그런 생각을 할 필요가 없을 것 같습니다.

저와 같은 후배들이 기오님의 등을 보고 따라갈 수 있도록 오래오래 시스템 프로그래머로 남아주시길 바랍니다.
고맙습니다.

ps) 다음 번에 한국에 오실 때는 술이라도 한 잔 기울이면서 더 많은 이야기를 나눌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어이쿠, 그런데 하나뿐인 사진이 너무 딱딱하게 나왔네요.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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